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부드럽고 산발적인 산들바람이 처음으로 불어와 그 집 공터에 톱밥 덧글 0 | 조회 67 | 2021-06-02 11:25:03
최동민  
부드럽고 산발적인 산들바람이 처음으로 불어와 그 집 공터에 톱밥이 날렸다. 태양은 빠르게 서쪽으로 떨어지고 있었다. 그리고 벽의 간주(間柱)들이 마루바닥에 긴 그림자를 던지고 있었다. 황금색에서 주황색으로 변해가는 태양은 마지막 남은 빛으로 하늘에 석양을 깔아놓고 있었다. 콘크리트 바닥에는 못들이 날카로운 빛으로 반짝이며 어지럽게 널려 있다가 발 아래 밟혀 쨍그렁 소리를 내고 있었다.[그래요. 아무 것도 없어요.] 렘이 솔직하게 말했다.딸깍, 딸깍, 딸깍, 딸깍.이 방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아마도 개는 자기가 발견하고 나머지 다른 사람들이 그 아웃사이더를 발견하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다.[우린 당신네 부서 사람들 모두 신원 조회를 해보아야 해요. 단지 경관들만이 아니라 문서 정리원에 이르기까지 말이에요. 그것은 몇 주 몇 달이 걸릴지 몰라요.]그러나 막상 이층에 올라가자 그녀는 자기 침실에 있는 열 점의 그림들을 놓고 안절부절못하며 그에게 우선 보여 줄 두 점을 무엇으로 할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었다. 마침내 그녀는 4점으로 결정했지만 그 많은 것을 한꺼번에 옮기는 것이 좀 어설펐다. 계단 반쯤 내려와서 멈추고는 떨고 있다가 그 그림들을 도로 가져다 놓고 다른 것들을 택해야겠다고 생각했다. 그러나 다시 돌아가기를 네 걸음도 채 되기 전에 자신이 이러다가는 왔다갔다 하며 하루 온 종일을 다 허비하게 될 것임을 깨달았다. 모험 없이는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. 그녀는 한번 깊게 숨을 쉬고는 자신이 처음에 선택했던 그 4점을 가지고 재빨리 아래층으로 내려갔다. 트라비스는 그 그림들을 좋아했다. 아니 좋아하는 것 이상이었다. 그는 그것들을 격찬했다. [세상에, 노라, 이것은 취미 삼아 하는 그림이 아니야. 이것은 진품이야. 예술이라구.]노라가 개에게 말했다. 그리고 그녀의 목소리에서도 트라비스를 잠깐 입 다물게 만든 것과 똑같은 두려움의 흔적이 배어 있었다.마침내 힘을 내어 그녀가 말했다. [허튼 소리 말아요.]트라비스가 벤치에 도착했을 때는 그 짧은 반바지 차림의
1958년 출생. 76년 배재고와 84년 한양대학교를 졸업하고 수년 동안 대한출판문화협회에서 일해오다 80년대 말부터 전문 번역인으로 활동해오고 있다. 번역 작품으로는 [너무 사랑하는 여인] (범우사刊) [마음으로 하다] (정신세계사刊) [사색의 호수가] (한겨레刊) [삶을 생각하게 하는 질문들] (한겨레刊) [왜일까 ?] (현일사刊) [사랑과 쓰레기] (성림刊) [비밀] (우남刊) 등이 있다.[준비됐어?] 노라가 아인스타인에게 물었다.두 번이나 그들은 아침 일찍 로스앤젤레스로 떠나 그곳에서 긴 하루를 보냈다. 그리고 노라는 그 도시의 크기에도 놀랐지만 돌아다니며 본 것들에도 놀랐다. 영화 제작 스튜디오의 방문, 동물원으로의 소풍, 그리고 히트 뮤지컬의 낮 공연 등이 모두 다 놀라웠다.아인스타인은 트라비스의 무릎에서 고개를 들었다.[한번 더 날 보고 하품을 하면, 제기랄, 네 엉덩이를 차버릴 거야.]그는 차가운 물을 욕조에 채우고 허드스톤을 들어 그 안에 집어넣었다. 싸늘한 냉기 때문에 박사는 다시 의식을 찾았다.접시와 책을 옆으로 놓고 나이트 스탠드 옆에 있는 전화기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응시했다. 그녀는 10번째가 되도록 울리게 그냥 놔두었다. 15번. 20번. 날카로운 벧 소리가 벽에 부딪혀 메아리치며 방안 가득히 울려퍼졌다. 전화 벧이 울릴 때마다 소리가 그녀의 골을 뚫고 들어오는 것 같았다.[너,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 거니?] 트라비스는 문득 개가 오솔길 그 자체에 얼이 빠져 있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그 오솔길에 무엇인가가 있기 때문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.아인스타인을 어루만지며 트라비스는 말했다. [난 대학을 졸업하고 난 후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어. 그때 군 징집이 있었지. 그래서 군(軍)이 날 부르기 전에 자원을 했어. 육군을 선택했지. 특공대 말이야. 그게 좋아 보였어. 글쎄, 동료애 같은 것이 있어서였는지 모르지. 그래서 난 친해지지 않을 수가 없었어. 봐, 난 누구하고도 친해지는 걸 원하지 않는 척했지. 하지만 무의식 중에 원했던게 틀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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